파도는.
저마다 풀지못한 하얀 실타래를 한가득 밀고 온다.
마지막 남은 목소리로 모래위에 긴 사정을 털어놓고
기침을 참으며 모래위에 하얗게 늘어누워 버린다.
세상에나 끝이없구나! 휴-
비온뒤라 조금 흐릿하지만 멀리 지평선 가까이를 바라본다.
당장 마땅한 결론이나 해답이 없어보이지만.
한결 깊고 차분한 표정.
일상의 나는,
전속력으로 답없는 질문을 향해서 끝없이 어푸러지는
파도만 정신없이 바라본다.
새삼스레 헛되고 한심스러운 표정.
파도이든, 지평선 가까이 심해이든.
그곳에서 까지 굳이 의미를 찾고, 눈을 찡그리는 일도
사실 바보같은 일이긴 하다.
바다에겐 아무 의도없이 그저 자연력 그 자체일 뿐일텐데 말이지-.
치익- 마지막 담배를 끄고
먼데에 있지만 손을 잡아준 지인과 한참을 걸었다.
한없이 고맙고 기꺼운 기분.
지금은 그것만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