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6, 2023

문득문득 행복을 느꼈던 하루. 어머니와의 아침 산책에서 멀리 있는 강아지를 부르는 어머니의 힘 있는 목소리에서. 햇볕이 잘 드는 계단참에 나란히 앉아 날아가는 새들과 그날의 날씨에 대해 어머니와 담소를 나누는 순간에. 아내가 정성스레 차려 놓은 아침상에서 어릴 적 맛보았던 콩나물 국의 개운한 맛을 다시 맛보았을 때. 그 모든 순간에 반짝이는 모든 것들이 행복이라 할 만 하다. 그저 그 반짝이는 것들을 필사적으로 지키는 것이 앞으로의 내 생의 모토가 될 것이다. 혼자인 삶에서의 행복은, 그저 우연히 왔다가 잠시 머물고 또 홀연히 사라지는 산새 같은 것이었다면, 지금의 행복은 울타리 안에서 잘 보살피고 가꾸어가는 화초 같은 행복이다. 달고 매워서 얼얼한 행복이 아니라 담백하고 은은한 맛. 괜히 마시면 안되는 술 한 모금 홀짝여보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