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 a Curtain

미시간 음대에 다니는 Rachel 이라는 친구가 내 그림 중 Draw a Curtain이라는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음악이라며 링크를 보내주었다. 작곡에는 문외한인지라, 나로서는 어떻게 이런 곡을 창작할 수 있는지 감탄스럽기만 하다. 내가 그림을 창작할 때의 마음가짐으로 유추해보자면, 음악을 작곡하는 일도 아마 마음 속에 떠오로는 어떤 환영을 기록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눈을 감고 그녀의 “Appulse”라는 곡을 듣고 있으면, 무대위로 고개를 푹 숙이고 느린 걸음으로 등장하는 한 사람이 보이고, 곧이어 잰 걸음으로 등장하는 또 다른 사람이 보인다. 나중에 등장한 이 인물은 무언가 갈급한 표정으로 시무룩한 표정으로 바닥에 엎드려 있는 인물 주변을 잽싸게 맴돌며 탐색한다. 버드나무처럼 흐느적 거리는 인물1의 알 수 없는 태도에 참다못한 이 성급한 인물2은 인물1의 손을 붙잡아 이리저리 흔들고 또 비틀어본다. 인물1은 성가신 인물2의 집적거림에 참을 수 없지만 딱히 저항하지도 않고 여전히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나부낀다. 인물2는 그 힘없는 몸짓이 마치 자신의 힘으로 얻어낸 성과인 것으로 착각하고 더욱 우악스럽게 인물1을 잡아 채고 넘어뜨린다. 그것이 폭력이 아닌 유쾌한 춤이라 믿고있던 인물2는 어느 순간 자신이 그동안 인물1의 껍데기를 붙잡고 있었던 것을 발견한다.